소액주주 반발에 회생안 부결...SM그룹, 국일제지 인수 ‘안갯속’

입력 2023-12-08 14:30  

이 기사는 12월 08일 14:3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SM그룹 계열사 삼라마이더스를 새 주인으로 맞으려던 국일제지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관계인집회에서 주주의 반대로 회생계획안이 부결됐다. 추후 속행되는 관계인집회에서도 또다시 부결되면 법원의 판단에 따라 강제 인가되거나 청산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됐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오는 12일 삼라마이더스가 국일제지를 인수하는 방안이 담긴 회생계획안 통과를 위한 관계인집회를 속행한다. 지난 5일 관계인집회를 진행했으나 주주의 반대로 결론을 내리지 못해서다.

회생계획안이 통과되기 위해선 회생담보권자의 4분의 3 이상, 회생채권자(무담보채권자)의 3분의 2 이상, 주주의 2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채권단은 90%에 가까운 찬성 비율을 보였으나 주주 동의를 얻는 덴 실패했다. 인가 전 M&A를 통해 주권 거래 재개를 희망하는 주주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국일제지 소액주주연대를 중심으로 인수구조가 SM그룹에 지나치게 유리해 기존 주주가 피해를 본다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SM그룹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1005억원을 투자해 국일제지 지분 약 90%를 확보하겠단 계획이었다. 주당 발행가격은 액면가인 100원으로 책정됐다.

회생절차 진행 과정에서 주당 순자산가치는 약 33원으로 추산됐다. 주당 순자산가치는 기업이 청산될 때 자산이 한 주당 얼마나 남는지를 알려주는 지표다. 다만 액면가 이하로는 유상증자를 진행하기 어려운 만큼 액면가인 100원에 유상증자 발행가격이 결정됐다.

국일제지 소액주주 단체는 SM그룹이 지나치게 낮은 가격에 인수하려 한다며 회생계획안 인가에 반대하고 있다. 전체 인수금액은 수용할 수 있으나, 주당 100원이란 낮은 가격에 유상증자가 이뤄지면서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가 과도하게 희석된다는 주장이다. 지난 3월 거래 정지되기 전 국일제지 주가는 800원이었다.

소액주주연대는 회생절차 과정에서 국일제지의 기업가치가 제대로 산정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회생의 경우 법원이 조사위원으로 지정한 회계법인이 기업의 청산가치와 계속 기업가치를 추정한 조사보고서를 제출한다.

해당 보고서에서 국일제지의 계속 기업가치는 약 680억원, 청산가치는 약 790억원 수준으로 평가됐다. 이를 기반으로 회생계획안이 수립됐는데, 청산가치가 실제보다 낮게 책정돼 주당순자산가치도 낮게 평가됐다는 게 소액주주연대의 주장이다.

다음 관계인집회에서도 회생계획안이 부결되면 법원 판단에 따른 강제 인가가 이뤄지거나 청산되는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SM그룹 입장에선 관계인집회에서 법원이 국일제지 측 요청에 따라 강제인가 해야만 인수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소액주주연대는 SM그룹 측과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회생계획안에 동의하지 않겠단 입장이다. 이후 자체적으로 회생계획안을 다시 수립해 삼라마이다스가 아닌 다른 인수자를 물색하겠단 계획이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원에 결정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한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데다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다시 제출하려면 채권단의 동의가 필요해서다.

국일제지의 경우 계속기업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더 높아 일반적인 경우라면 파산 선고 대상이었다. 다만 채권단의 동의를 받고 인가 전 M&A를 전제로 한 회생절차에 착수했다. 채권단의 경우 당초 국일제지가 청산되더라도 관련 채무를 모두 회수하는 데엔 문제가 없었다.

공개 입찰 과정에서 삼라마이더스가 가장 높은 가격을 적었던 만큼 비슷한 금액을 지불할 유효 인수자를 찾을 가능성도 낮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이번 회생계획안에는 최우식 전 대표의 국일제지 지분 5.69%를 전량 무상소각하는 방안도 담겼지만, 부결되면 다시 최 전 대표가 국일제지 최대주주로 남을 전망이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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